수에즈 운하는 1869년 인간이 만든 뱃길입니다. 지중해, 인도양, 홍해를 연결해 줘서 유럽과 아시아 간 물길을 통한 이동을 훨씬 신속하게 해 줍니다. 이전에는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해서 가는 방법 밖에 없었는데,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지름길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 운하 확장공사가 진행되었고, 그 덕분에 현재에는 하루 최대 100대 (기존 49대) 의 선박이 통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디아 뭄바이 에서 영국 런던으로 뱃길을 통해 화물을 운송하려면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하는 길은 19.9천 킬로미터인데 반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면 11.6천 킬로미터 만에 도달할 수 있어서 총 이동거리의 41%를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연간 2만척 이상의 배가 이용하는 수에즈 운하는 벌크캐리어와 컨테이너선박이 가장 많이 드나들지만, 자동차와 오일을 적재한 선박들도 많이 이용하는 뱃길입니다.
그런데, 수에즈 운하에 최근 문제가 생겼습니다. 대형 선박 한 척이 운하 중간에 좌초되어 수 주일 동안 다른 배들이 이용할 수 없게 된 겁니다. 이 문제가 왜 중요할까요? 첫째, 수에즈 운하는 전세계 선적 컨테이너 부피의 30퍼센트를 수용하고 있고, 세계 상품무역의 12퍼센트의 운송을 담당하는 해상항로입니다. 차선책으로 아프리카 경로를 이용하려면 일주일 이상의 항해시간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문제의 선박은 영국 화물선 EverGiven호 인데, 3월23일 거센 바람과 모래폭풍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서 좌초되었다고 합니다. 에버기븐호는 길이 400미터, 폭59미터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보다 깁니다. 수에즈운하의 양방향 통로를 모두 차단하고 있습니다.
수에즈 운하 당국 (SCA)은 준설선 2척, 예인선 9척, 굴착기 4척을 사용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거대한 화물선을 끌어 낼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시도중인 방법은 선박의 연료와 밸러스트 수를 빼내고 만조시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경우, 선박이 균형을 잃고 전복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도 안되면, 화물선 위의 컨테이너들을 제거하고 배가 걸려있는 모래 둑을 파내는 것이 대안입니다. 이 방법도 간단하지 않네요. 이집트에는 에버기븐 호의 위에 있는 컨테이너를 옮길 만한 높이의 플로팅 크레인이 없다고 합니다. 현재, 120마일 길이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근처 해상에 정박중인 수 많은 선박들과 관련된 막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예상됩니다. 또다시 운하 추가 확장 공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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