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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관리

어느 대학졸업생의 리스킬링 Reskilling 여정...

by 파스텔블링크 (PastelBlink) 2023.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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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고 호기로운 한 청년이 있습니다.
음악을 좋아했고, 대학도 2년과정의 공연예술학과에 진학해서 뮤지션으로서의 꿈에 다가갑니다.  공연예술학과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과 취미로 건반악기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을 가르치는 학원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용돈을 벌며 사회에 발을 디디기 시작합니다.  선배 밴드팀에 운좋게 합류하게 되고, 밴드 경연대회에 입상도 하면서 서서히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유투브 동영상으로 공연모습을 촬영해서 업로드하며 또 다른 공연기회를 갖기를 기대해 봅니다. 

어느덧 나이 25세.

그런데, 고민이 생겼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지는 않더라도, 번듯한 직장을 다니길 기대하는 부모님의 바램을 져버리기가 어렵습니다.  음악을 계속하기 위한 생계유지 수단으로서 특기를 살린 부업도 팬데믹 이후 찾는 이가 뜸해 졌습니다.   주위에 아는 친구들, 밴드팀 형님들도 고민을 나눌 수는 있지만, 버티라고만 할 뿐 딱히 먹고 살 길을 찾아 주지는 못합니다.  자영업을 하시던 부모님도 팬데믹 타격으로 인해 사업을 정리하고 다른 방안을 찾으시려고 합니다.  누군가는 가족의 생계 유지를 위해 돈을 벌어야 했고, 내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지고 있었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작한 Reskilling 여정

그러던 어느날, 평소 자주 인사드리는 외삼촌이 보자고 하십니다.  아마도 어머니가 외삼촌을 만났을 때 지나가는 얘기로 내 고민을 비추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뒤, 할머니 생신 식사모임에서 외삼촌을 만나서 내가 고민하는 부분을 물어보셔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내 얘기를 들은 외삼촌이 대뜸 코딩을 공부해 보면 어떻겠냐고 하셨습니다.  그게 뭔 말인지 모를 만큼 코딩과는 인연이 없는 삶을 살아 온 터라 황당했지만, 끝까지 경청했습니다.  
말씀의 요지는
코딩이라는 게 컴퓨터로 프로그래밍을 하는 거고,
그 쪽 공부를 하지 않은 나 같은 문외한도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학원에서 6개월 과정으로 무료로 배울 수 있고
배워 두면 일자리를 구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일자리가 보장된다는 말씀을 듣고 싶었지만, 그런 건 없다는 걸 잘 압니다.

계획에 없던 6개월의 배움, 코딩

제 머리 속에는 
"공짜로 6개월 동안 참고 배우면 취직이 된다"
로 번역되어서 갑자기 관심이 생겼습니다
컴퓨터 라고는 음악작업에 필요한 Steinberg Cubase, Garage band, ... 외에는 접해 볼 기회가 없었어도 해 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습니다.  다른 대안이 없으니까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삼촌이 알려 준대로 코딩 학원을 검색해서 알아보고, 교육프로그램들을 찾아 보았습니다.  중간 중간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 삼촌한테 조언을 구했습니다.  삼촌도 주위 아는 전문가 친구분들을 통해 도와 준 덕분에 일주일 만에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없는 살림에 어머니가 필요한 노트북도 장만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6개월간 한귀로 들어와서 한귀로 나가는 코딩강사님의 전문용어들을 다시 붙잡아 기억하는 피말리는 인내와 노력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6개월 정부지원 코딩 학원 수업은 끝났는데 ... 걱정입니다.  배운 것도, 코딩으로 해 낼 수 있는 것도, ... 뭐 하나 자신있게 얘기할 게 없습니다.  더 배워서 완성도를 높이고 싶지만, 어머니한테 손을 벌릴 수도 없습니다.

일자리 구하기의 끝은 어디인가?

절박하게 일자리를 찾기 시작합니다.
코딩 학원을 통해 일자리를 소개 받았습니다.
남쪽 지방 끝에, 매우 저렴?한 급여를 받는 조건입니다. 
현지 주거 생활비 부담을 고려하면 거의 저축이 불가능한 수준이라 고사합니다.
두 달, 세 달,
시간은 속절없이 흐릅니다.
그리고...
자신감이 바닥을 칠 때쯤
서울 집근처 벤처타운에서 면접 보라고 연락이 옵니다.
어머니가 새로 사 주신 양복과 구두 덕분에 면접을 잘 치룰 수 있었습니다.
합격을 했지만, ... 주 업무가 RPA 업무라서 자바개발자 경력을 쌓고 싶은 입장에서 고민이 많이 되는 포지션이었습니다.
구하기 너무 힘든 직장이라 갈까도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또... 입사 제안을 포기하기로 합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를, 그래서 두렵기 까지 한 지원서 제출 과정을 다시 시작합니다. 
또 한 달이 지나고, 자바개발자 포지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포지션에 합격을 합니다.

해피 엔딩

코딩학원에 입문한지 만10개월만에 취업을 했습니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내가 이 일자리 기회를 얻은 것은 정말 운이 좋은 경우라고 합니다.
그동안 지원하고 면접 기회를 얻었던 기업들은 모두 10명 이하의 아주 작은 규모의 소기업들었는데 반해, 이 곳은 정부에서 (대체복무 가능) 인가한 부설연구소도 갖춘 40-50명 규모의 기업이니 틀린 말은 아닙니다.  직장 위치가 집에서 가까와서 출퇴근도 용이합니다. 

외삼촌의 조심스런 제안으로 시작한 나의 험란한 Reskilling 여정은 이렇게 일단락 됩니다.
 
Remarks : 이 얘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약간의 각색을 한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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