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쿠렐레 Ukulele 는 통키타나 전자기타 같은 화려함이나 다양함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향신료나 양념이 많이 들어가지 않은 백김치같은 단조롭지만 귀에 오래 여운을 남기는 악기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특별히 우쿠렐레에 대한 취미나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던 것 같고 제 인생에서도 우쿠렐레가 의미있는 여운을 남긴 기억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한 기사에서 제 기억이 왜곡되어 있었슴을 깨달았습니다. 1969년 개봉된 미국 서부영화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여기서 버치 캐시디(폴 뉴먼)와 선댄스 키드(로버트 레드포드)의 명연기와 두 서부 총잡이가 권총을 쏘며 정면돌파하는 마지막 장면도 정말 좋았지만, 버치 캐시디(폴뉴먼)과 에타 플레이스(캐서린 로스)가 함께 자전거를 타는 장면에서 흘러 나오던 영화음악 raindrops keep faill' on my head 에서 우크렐레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 영화음악은 특별히 관련된 개인적 추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우크렐레와 영화음악이 두 배우가 만들어 낸 영화적 장면과 너무 잘 어우러져 순수함, 아련함, 그리고 끝이 보이는 사랑의 여운을 가슴 시리게 전해 주었고, 지금도 그 가슴 시림이 여전히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모든 일이 그렇듯 제 생각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같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음악 선곡 의사결정의 핵심 비평가 역할을 한 20세기 폭스사 임원과 주연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그 당시에 "Raindrops keep faill' on my head" 을 아주 싫어 했고, 그래서 이 음악을 채택하는 데 많은 논란과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조지 로이 힐 감독의 고집으로 이 노래가 채택되었습니다. 이 영화음악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발표되었는데, 대중과 평론가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의 히트곡들과 많이 다른 사운드를 구사한 낯설음이 장애물이 었습니다. 마치 서태지의 '난 알아요'가 처음 방송을 탔을 때, 음악전문가들의 평가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영화가 개봉되자 반전이 일어납니다. 그 이상하게 들리는 음악이 두 주인공의 자전거를 타는 장면속에는 너무도 멋진 화학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버트 바카라크 Burt Bacharach와 할 데이비드 Hal David 가 곡을 만들고 프로듀싱했고, 비제이 토마스 B.J. Thomas가 노래한 이 곡은 1970년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하고, 2014년 Grammy 명예의 전당에 오른 명곡이 됩니다.
오늘같이 흐린 날 소주와 배추전, 그리고 이 음악을 들으면서 하루를 마감하는 것도 힘든 하루속에서 마음치유를 하기에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해서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2021년 5월 29일 향년 78세의 생을 마감한 B.J. Thomas 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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