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선임님 담배 한 대 피시지요?" 정 책임님은 머리가 무겁습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마땅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전자담배 한 모금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나서 바깥 바람을 쐬며, 잠시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식히고 싶은 마음입니다. 가끔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두명의 동료들과 바깥에서 담배를 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생각지도 않게 좋은 대안이 떠오르기도 한 경험이 있어서 이 방법을 즐겨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제는 영상으로나 만날 수 있는 김 선임에게 담배를 같이 피우러 가자고 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2019년말부터 시작된 코로나 전염병의 여파로, 금년에 첫 직장에 입사하게 된 1년차 직장인분들 중에는 사무실이 아닌 외부가 사무실이자 회의실인 분들이 꽤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 인구비율이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높은 미국 (19퍼센트)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하기 시작 했습니다. 골드만삭스 Goldman Sachs는 인턴들이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예정이며, 웰스 파고 Wells Fargo 는 올 가을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구글 Google 도 향후 원격 근무를 제한하겠다는 발표를 전해왔고, 아마존 Amazoon 은 "사무실 중심 office centric" 업무 문화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포브스 (2021년4월5일자) 는 임직원에게 (원격 근무 대비) 사무실 공간이 제공하는 잇점을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 문화 Culture 입니다. 경쟁사가 여러분의 전략과 고객을 훔쳐셔 복제할 수 있을 지라도, 문화를 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한 조직의 규범, 행동, 그리고 공유된 신념의 체계로 구성되는 문화는 소속된 임직원들이 이루어 내는 성과와 접근방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포브스는 대면 Face-to-Face 일 때 가장 높은 수준의 문화적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둘째, 혁신 Innovation 입니다. 새로운 정보를 얻고, 브레인스토밍하고,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함께 만들고, 테스트하고,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고객 피드백을 얻어서 제품을 개선하고 시장에 출시하는 일련의 창의적 제품화 과정에서 고객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시장가치가 있는 제품이 탄생합니다. Steelcase의 연구에 따르면, 는 이러한 혁신의 과정을 "비대면으로" 수행할 때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7퍼센트 저하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7퍼센트의 차이는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닙니다. 새로운 혁신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이 7퍼센트 감소한다거나, 혁신적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시점이 7퍼센트 늦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한 기업의 생존은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respond, 재발명하고 reinvent,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는 renew 역량에 달려 있으며, 이 모든 것은 혁신의 과정입니다.
셋째, 기업 매력도와 근속연수 Attraction and Retention 입니다. 사무실에 근무함으로서 재능있는 동료들과 연결고리를 만들고, 사회적 자본을 개발하고 구축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원격 근무를 통해서도 사회적 자본 구축이 가능하지만 서로 만나서 소통하는 Face-to-Face 방식 만큼 빠르고 깊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기는 어렵습니다. 임직원 간 유대관계가 잘 구축될 수록 조직의 구성원으로 머무는 근속년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인간관계가 잘 구축되어 있을 수록, 회사와 고객 문제에 직원 상호간에 함께 노력하고 팔을 걷어 붙이서 문제해결하는 부수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넷째, 참여와 개발 Engagement and Development 입니다. 사람들은 함께 있을 때, 더 열심히 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사무실에 근무하면 우연이든 필연이든 주변의 동료들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쌓을 기회를 얻게 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더 빨리 배울 수 있습니다.
다섯째, 성과 및 결과물 Performance and Results 입니다.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의 경우라면 사무실에 근무하지 않더라도 업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만약 직원들 간에 협업이 요구되거나 업무 자체가 매우 복잡하거나, 빨리 끝내야 하는 업무이거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업무라면 (원격 비대면 방식 보다는) 서로 만나서 일하는 것이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뜻하지 않게 원격/재택 근무를 하게 되면서 우리는 비대면/원격 근무의 유연성이 주는 잇점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경험했습니다. 집에서 일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재택근무가 싫은 가장 큰 이유는 "고립되어 있는 느낌"을 받는 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직무만족도 뿐 아니라 생산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제는 상황이 호전되었으니 사무실 근무로 전직원 모두 복귀를 선언하는 대신, 업무의 특성에 따라 전에 재택/원격근무와의 대면근무의 유연성을 제공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2021년 4월 5일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인구비율이 1.9퍼센트 (1회이상 접종 기준)인 대한민국은 아직은 일터에서 만나서 일하는 고민을 조금 더디게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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