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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경영/생활속 경험디자인 UX Design in Everyday Life

내부고발자는 불이익을 받아야 하는가? Whistleblower, A Vulnerable Loser?

by 파스텔블링크 (PastelBlink) 2021.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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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저녁 식사 미팅을 마쳤습니다.  우리팀에서 참석한 사람은 매니저와 나, 그리고 장대리 이렇게 세 사람.  미팅은 잘 끝났습니다.  맛있는 저녁식사는 덤이었습니다.  매니저와 인사하고, 가는 방향이 같은 장대리와 지하철 역으로 막 나서려는 참이었습니다.  저 김 선배님, 잠깐 시간되시면 맥주 한 잔 하실 수 있을까요?  부서의 후배사원 장대리가 보자고 합니다.  무슨 할 얘기가 있구나 싶어 우리는 근처 생맥주 집에 들렀습니다.  이 곳은 처음인데, 감자튀김도 바삭한 게 맛있습니다.  장 대리는 약간의 망설임과 더불어 이야기를 꺼냅니다.

 

며칠 전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기술팀 리더로부터의 받은 직장 언어폭력 verbal abuse과 협박 threat 에 관한 얘기였습니다.  절대로 경험해서는 안 될 일을 겪은 장 대리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짐작이 됩니다.  먼저 마음의 상처를 받은 그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회사에서 교육받은대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직속 매니저나 HR에 전달한다" 라는 회사가이드라인에 따라 헤어진 지 얼마되지 않은 매니저에게 전화를 합니다.  다행히 그가 멀리 못가서, 곧 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윽고, 매니저가 맥주집에 도착했고, 나는 매니저에게 간단히 배경설명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장대리가 자초지종을 직접 전달하도록 했습니다.  매니저는 그런 일이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며, 내일 아침 장 대리가 HR에 이 문제를 전달하라고 했습니다.  Next Step이 결정된 장 대리도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을 가진 듯 했습니다.  500CC 한 잔씩을 마신 뒤 우리는 자리를 벗어나 각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다음날 오후 장 대리의 얼굴이 어둡습니다.  가해자인 기술 리더의 요청으로 그와 잠깐 미팅을 했는데, 자신이 매니저에게 한 얘기를 그도 알고 있었고, 그는 장 대리에게 또 한번 협박을 했던 겁니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  든든하게 믿었던 우리의 매니저가 그 기술리더와 절친이었고, 그래서 매니저는 "왜 그랬어? 좀 참지 그랬냐?"의 가벼운 논조로 기술리더에게 어제 밤 들은 장 대리의 얘기를 전달한 겁니다.  미친xx. 결론적으로 언어폭력과 협박 문제를 전달받은 HR은 기술리더, 장 대리, 직속매니저와 1:1 면담을 비밀리?에 진행했고, 그리고 ...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장 대리는 후회합니다.  그는 매니저에게 보고 하는 것이 결국 본인에게 불이익으로 다가 온다는 걸 경험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또 다시 발생한다면, 그는 매니저나 HR에게 알리지 않고 "아무일 없다는 듯 참아 보기" 를 선택할 생각을 갖게 됩니다.  갚아야 할 학자금이 많이 남아 있고, 결혼도 앞두고 있다는 경제적 이유가 이 직장을 오래 다녀야 하는 절실한 이유를 만들었습니다.

 

 

회사의 가이드라인이 탁상공론으로 만들어 진 건 아닌가요?  HR의 진행방식은 "절대비밀"을 원칙으로 한다는 데, 문제가 발생한 지 며칠도 안 지났는데, 회사내 이 문제에 소문이 쫙 퍼진 걸 알게 되었습니다.  누가 누가 면담을 했다더라 까지도...

 

I learned the hard way that

no publicly traded company is a family."

 - Emi Nietfeld, ex-Google engineer - 

 

 

 

 

뉴욕타임즈 (2021년4월7일자)에 구글을 퇴사한 에미 닛펠드가 기고한 그녀의 직장성회롱 경험 이야기도 이와 비슷한 맥락을 갖고 있슴을 금방 알아 차렸습니다.  그녀는 2015년 대학을 졸업하고, 많은 사람들이 꿈의 직장이라고 생각하는 구글에 엔지니어로 입사하게 됩니다.  직속 매니저도 자상하게 그녀의 직장생활이 성공적이 되도록 도움을 줍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깁니다.  기술리더 (직속매니저는 아닙니다)가 그녀를 호칭할 때 이름 대신 "Beautiful", "Gorgeous" 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녀 처럼 금발의 키 큰 여성을 소개시켜 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이제 그만 하시라고 했지만 계속되었고, "My Queen" 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게 됩니다.  그녀는 이 꿈의 직장을 오래 잘 다니고 승진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후로 일년동안 이나 기술리더의 개소리를 들어도 참고 지냈습니다.  그리고 인내의 임계치를 넘자, 그녀는 HR에 이 문제를 통보합니다.  회사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말입니다.  그런데, HR이 followup 하는 과정은 3개월 동안 진행되었고, 그 와중에도 그녀는 기술책임자의 옆자리에 앉는 극도의 불편함을 견뎌야 했습니다.  회사의 제안은 HR상담을 받거나, 재택근무하거나, 휴가를 내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녀는 이러한 제안들이 그동안 이런 유사 문제를 겪은 다른 직원들에게 회사가 제시한 대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구글 Ethical AI팀 수석연구원 Timnit Gebru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그녀는 조사가 중단될 것 같아 두려워서 휴가를 포기했습니다.  HR 조사담당관은 그 기술리더가 회사정책에 위반되는 괴롭힘 행위를 했슴을 확인했다고 알렸습니다.  매니저는 기술리더가 회사로부터 심각한 결과?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 아무일도 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에미의 시각에서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두려워 지고, 옆에 누가 등장하면 쉽게 깜짝 놀라기도 하는 불안함이 생기고, 몇 주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  결국 3주 휴가를 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고, 사무실에 복귀합니다.  그녀는 더 열심히 일했고, 좋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그녀의 직속 매니저는 나를 유약한 인간으로 대하기 시작했고, 나를 분석하려 듭니다.  그녀는 이런 알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승진의 기회를 갖지 못합니다.  이젠 이 곳을 떠나야 할 때라고 느꼈고, 다른 회사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다시는 내 일을 사랑하지 않겠다고.  직장은 가족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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