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스타트업 기업
오늘도 또 한 주가 시작됩니다
"주말 잘 보내셨어요?"
출근해서 직원분들을 만나면 건네는 인사...
나 자신에게는 의미없는 인사말인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어제도 출근했기 때문입니다. 그제도...
벌써 세 달째 월, 화, 수, 목, 금, 금, 금 입니다.
서서히 지쳐가고 있습니다.
창업자는 이걸 창업가정신 Entrepreneurship 이라 칭하고, 부하직원들은 이를 노동착취라 번역합니다. 노동착취라고 하는 분들에게 요구할 수 없어서 아침 8시출근, 저녁9시 퇴근, 주말 근무를 직접 해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업무 공백을 메우려면 ...
언제부터인가 아침부터 정신은 멍해지고, 남아있는 체력은 위험 신호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이제는 인턴 사원 두 명이 새로 입사해서 앞으로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안도감을 갖습니다.
남다른 경쟁력을 가진 창업자의 눈높이에 맞는... 그렇지만 최저시급 수준의 급여에도 불구하고 "배울 게 많은, 비전있는 기업" 이라는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입사를 결정한 그 분들이 고맙고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6개월 계약기간은 꼭 채워주길 간절히 바라봅니다만, 3분의 2는 삼 개월이내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통계자료가 현실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그 중 한 인턴직원이 면담을 신청합니다. 그리고는 동료 인턴직원 한 명과 함께 상담하러 옵니다. 본인 얘기를 옆에 있는 인턴사원이 대신 전해 줍니다.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2주 단기 데이터 전문가 양성과정에 다니고 싶으니 2주간 휴직하고 싶다는 얘기였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20대분들을 대상으로 무상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직 생기지도 않은 월차를 미리 당겨서 쓰고, 모자란 일수는 채워 나가겠다는... 데이터전문가 양성과정에서 배운 걸 이 회사 업무에도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회사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논리를 갖고 옵니다.
난감합니다.
할. 많. 하. 않.
이럴 때 생각나는 사자성어? 입니다. 결국, 제 권한으로 승낙을 합니다. 말도 안되는 상황이지만, 스타트업 기업에서 사람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에. 그리고, 일주일 내내 출근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량을 생각하면 그래야 합니다.
업무시간중 30% 이상을 후임자 채용업무에 할애해야 하는 끔찍한 상황을 또다시 쉼없이 마주하고 싶지 않습니다. 만약 인턴사원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그 옆에 앉아있는 또 다른 인턴사원도 실망했다며 덩달아 퇴사할 광경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재양적 상황도 어렵지 않게 그려집니다. 그리고, 2주간 교육후 그 인턴사원은 모자란 근무일수를 채워 갑니다. 상황이 정리되는 가 싶더니, 그 인턴사원은 사직통보를 합니다. 또 다른 곳에서 2주간 교육받은 데이터전문 경험을 좀더 잘 활용할 수 있는 인턴직을 구한 것 같습니다. 교육받은 걸 회사 업무에 활용하면 도움이 되겠다는 얘기는 애초에 믿지 않았습니다만, 오늘 사직의사를 밝히고, 이번주말 퇴사하겠다고 합니다.
앞으로 족히 세 달은 업무 공백이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그 공백이 없는 것처럼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 좀 더 바빠지게 생겼습니다. 채용담당자가 업무폭증으로 입원해서 고스란히 채용업무 실무를 경험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되었으니 행복해야 합니다. 배우는 즐거움으로 ㅠㅠ;
어느덧 시간이 지나... 저는 데이터 전문가 포지션 채용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주간 업무를 쉬고 데이터 전문가 양성 교육을 받겠다던 그 인턴을 지금 다시 만난다면 해 주고 싶은 얘기가 생겼습니다.
* 하고 싶은 거 말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지를 먼저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 열심히 적극적으로 본인의 길을 개척하지만, 어그로 (억지로) 상황을 만드는 건 말리고 싶습니다 .
* 찐 real 데이터전문가로 갈 길을 가겠다고 하시면 2주짜리 말고, 학위과정을 제대로 밟아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 경력이나 학위도 없는데, 데이터 전문가로 클 수 있도록 월급도 주고, 경험도 쌓게 해주는 자선단체는 없습니다. 기업은 교육기관이 아니니까요.
* T자형 경력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Data Scientist, Data Engineer, Data Analyst 등 모든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한 분야에 대해 End-to-End로 해 낼 수 있는 실무경험, 그리고 특정 Industry Domain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쌓으시길 바랍니다.
데이터 모델링 3년, 데이터 엔지니어링 2년, 그리고 지금은 애널리스트 1.5년차. 제조사에 있다가, 테크 스타트업에서 경험하다가, 지금은 월급 많이 줘서 금융사에 있다면 또 다른 경력기회의 관문이 좁아지게 됩니다.
주무기 Lethal Weapon 가 안 보여요!
혹시, 데이터 전문가로 10년, 20년이 지난 지금, 믿을만한 Staff 분들에게 실무를 넘겨주고, 데이터 부문의 조직관리를 주 업무로 잘 지내고 계시다면 그 회사에서 오래오래 꼬옥 붙잡고 잘 버텨내시기 바랍니다.
추천드릴 만한 포지션이 딱히 없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제가 받은 고객사의 채용의뢰 포지션 리스트에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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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지 않게 경력관리 하시기 바랍니다.
For your career consulting services,
contact : skil3464@gmail.com
https://www.linkedin.com/in/brian-park-6609b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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